우리는 시큐리티 토큰(Security token)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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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it moves, tax it. If it keeps moving, regulate it. And if it stops moving, subsidize it.” President Ronald Regan, 1986

이는 미국 40대 대통령인 레이건 대통령이 ‘정부의 경제에 대한 관점’에 대해 한 말이다.

크런치 베이스에 의하면, 지난 14개월(2017년과 2018년 2달) 동안 블록체인관련 기업을 위해 조달된 자금 중, ICO(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 조달된 자금이 벤처자금의 3.5배를 넘어섰다고 한다(참조: ICOs delivered at least 3.5x more capital to blockchain startups than VC since 2017). 이처럼 ICO가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각국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 제이 클레이튼 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위원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ICO는 증권의 성격을 띄고, 이는 미국의 증권법에 의해 규제해야 할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에 대한 정의 및 규제법은 각 국가 마다 상이하고, 증권법 해석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어 ICO 참가자들의 혼란은 커져가고 있는 실상이다.

따라서 이번 아티클에서는 ICO참가자들을 가장 헷갈리게 하는 시큐리티 토큰(security token)의 정의 및 구분 방법에 중점을 뒀다(물론 여전히 모호한 구석이 많다). 또한 위기 이자 기회인 시큐리티 토큰의 장점 및 단점, 시큐리티 토큰관련 비즈니스 사례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본 아티클은 어떠한 금융, 투자 및 법률 자문을 위한 것이 아님을 참고하기 바란다.

Contents Contributor : 김서진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ICO 및 토큰(token)에 대해 보다 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은 다음 자료를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

 

시큐리티 토큰(Security token) 증권(Securities)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서는 암호화폐의 증권적 성격 유무에 따라 암호화폐를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과 시큐리티 토큰(security token)으로 구분하고 있다.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혹은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정도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토큰이다. 즉 플랫폼상에서 확실한 솔루션이나 제품이 제공되고 있어야 유틸리티 토큰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증권적’ 성격을 가진 시큐리티 토큰은 무엇인가? 즉 증권이란 무엇인가?

우선 유가증권(이하 증권)의 사전적 정의는 ‘주식이나 채권 등 재산적인 가치가 있는 문서’다.  미국의 1933년 증권법(Securities Act of 1933)에서는 유가증권을 채권, 주식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이를 정의하고 있는데, 증권 내용의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Securities Act of 1933 Sec2 참조)

  • 투자계약(investment contract)
  • 이익분배 계약에 대한 이익 증서 또는 계약 참여 증서(certificate of interest or participation in any profit-sharing agreement)
  • 석유, 가스 또는 기타 광물의 권한에 대한 부분 공동 권리(fractional undivided interest in oil, gas, or other mineral rights)
  • 법인 설립 전 투자할 의향이 있음을 나타내는 증서(preorganization certificate or subscription)
  • 양도가능한 주식(transferable share)
  • 의결권신탁증서(voting-trust certificate)

미국 증권법에 기초하여, 시큐리티 토큰(Security token)은 투자계약(investment contract)으로 구성된 토큰을 의미한다. 투자계약이란 한 당사자가 투자 수익을 기대하면서 자본을 투자하는 계약을 의미하는데. 이처럼 토큰 구매자가 배당, 수익분배, 가격 인상으로 인한 시세차익 등의 형태로 미래 수익을 기대하고 토큰을 구입할 경우, 이러한 거래는 투자계약의 성격을 가지므로 시큐리티 토큰이라 판단된다.

시큐리티 토큰은 부동산, 차량, 예술과 같이 이미 가치가 있는 자산의 일부 소유권을 위한 디지털 계약 형태를 갖기도 하며, 또한 지분, 배당금, 이익 배분 권리, 의결권, 환매권 등 투자자의 재정적 권리에 대한 디지털 계약 형태를 갖기도 한다. 이러한 계약 상의 권리들은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통해 토큰 자체에 내장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시큐리티 토큰의 발행 형태에 대해 알기 위해서, [케블리]#30. Security Token, 혁신이 될 수 있을까 (feat. Utility Token)를 참조하면 다음과 같다. 이를 통해, 시큐리티 토큰은 미국 증권법에서 정의한 증권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Real Estate – 부동산 단위로 토큰화하여 투자 개념으로 분배하는 방식
  • Commodities – 금, 은 등의 물질적 자산을 토큰화하여 분배하는 방식
  • Financial Instruments & Investments – 유가증권을 토큰화하여 분배하는 방식
  • Venture Capital – 합자 회사 지분을 토큰화하여 분배하는 방식

 

시큐리티 토큰 규제

디센터에 의하면, 현재 진행중인 ICO 프로젝트 중 시큐리티 토큰의 비중이 전체의 3.3%에 불과하다고 한다(지난 7월 11일 기준). 시큐리티 토큰이 미래 새로운 자금조달 방식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비율이 현저히 낮은 이유는 아무래도 각국의 유가증권에 대한 법적 규제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규제는 증권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고, 증권거래 사기 행각들로부터 투자자의 이익이 탈취당하는 것을 막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기에,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ICO시장을 위해서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서 요구하는 증권 발행인의 준수 사항 중,

면제 조건에 해당하지 않은 유가증권을 제공하는 회사는 특정 정보를 포함하여 이를 SEC에 등록 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정보 공개는 토큰 구매자의 기대와 권리를 명확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특정 판매를 공인 투자자에게로 제한하고 비 공인 투자자에 대한 투자 한도를 설정하는 것 역시 고위험 투자에 대해 돈을 잃을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만일 미국에서 미등록된 시큐리티 토큰을 발행한다면, 이는 1933년 증권법 제 5조를 위반한 것으로 상당한 벌금 부과를 넘어, 발행인은 최대 5년간 연방 교도소에서 지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미등록 시큐리티 토큰 발행인은 증권법 제12(a)(1)조에 따라, (ICO가격때보다 토큰 가격이 떨어져서 화가난) 개인 토큰 구매자로부터 민사 소송 제기를 받을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감수하여야 한다.

 

Security token 구분 방법(Howey test) 한계

시큐리티 토큰을 구분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하위테스트(Howey test)가 있다. 하위테스트는 특정 금융거래가 투자계약의 성격을 띄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다음 하위테스트의 4가지 요소에 모두 부합하는 토큰은 증권으로 간주된다.

  • 돈의 투자(It is an investment of money)
  • 이익에 대한 기대(There is an expectation of profits from the investment)
  • 공동 기업에 대한 투자(The investment is in a common enterprise)
  • 발기인이나 3자가 추진하는 일(기업경영 관리 노력)로부터 오는 이윤(Any profit comes from the efforts of a promoter or third party)

(참고로 하위테스트에는 ‘돈(money)’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추후에 돈 이외의 자산의 투자도 포함하도록 확대되었으며, ‘공동 기업(common enterprise)’이라는 용어는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아 법원마다 다른 해석을 보이고 있다. )

하위 테스트의 마지막 조건은 투자를 통한 이익이 투자자의 통제 밖에 있는지를 고려하는 것으로, 만일 그렇다면 해당 투자거래는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더 나아가, SEC에서는 하위 테스트의 마지막 조건을 보다 유동적으로 해석 및 적용하여, 투자자의 ‘노동’의 여부와 발행주체가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로 구성되었는지 등도 함께 고려하여 증권여부를 판단하기도 한다.

8 Important Things To Know About Security Tokens / Token Regulation‘에는 하위테스트를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였는데, 이를 그림과 함께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해당 글에서는 하위테스트의 요소를 2가지로 요약하였으며, 다음 2가지 질문 모두에 ‘yes’라고 답변되는 토큰은 증권의 자격을 갖춘다고 볼 수 있다.

  1. 토큰이 투자로 판매되었는지

    (Is the token being sold as an investment)?

상기 그림은 토큰을 블랙 박스(black box)로 볼 때, 토큰에 들어간 자금이 어떤 형태의 결과값으로 나오는지를 보여준다. 즉, 토큰 구매자가 200GB 클라우드 저장공간과 같은 명확한 재화가 아닌, 미래 수익이나 시세차익과 같은 결과값을 기대하고 토큰을 구매했다면, 해당 토큰은 증권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상기 하위테스트의 ‘두 번째 조건(이익에 대한 기대)’에 해당된다.

  1. 투자자들이 이윤창출을 의지하는 제3자가 있는지

    (Is there a person upon whom investors rely)?

다음 그림은 발행 주체, 즉 토큰의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가 탈중앙화 돼 있는지 아닌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아마존(Amazon)과 같은 단일 회사(혹은 소수 기업체)가 대부분의 책임 및 운영을 맡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창출되는 이윤의 분배는 증권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많은 다양한 주체들(네트워크 참가자)의 저장파일에 의존하는 분산 저장시스템을 운영하는데 활용되는 Filecoin은 증권의 성격을 띈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하위테스트의 ‘네 번째 조건(발기인이나 제3자가 추진하는 일(기업경영 및 관리 노력)로부터 오는 이윤)’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상기 두개의 질문을 기준으로 기존 ICO토큰들을 배치한 그래프는 다음과 같다. 그래프의 2번 칸에 위치된 토큰일수록 증권의 성격이 강하며, 3번 칸에 위치된 토큰일수록 증권 성격이 약하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SEC 한 임원이 이더(Ether)가 증권이 아니라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었는데. 이처럼 3번 칸에 위치된 이더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연료’로써 작용하며, 중앙 집권적 관리체가 없이, 오픈 분상 원장 기술을 통해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거래를 하기 때문이다(기사 참고: “이더, 증권 아니다” 미 증권위 임원 첫 입장 표명).

그러나 각 토큰의 위치는 충분히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는 SEC에서는 해당 토큰의 실질적 사용용도(substance over form)에 더 초점을 두고 증권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인데. 즉 토큰 설계자가 유틸리티 토큰을 목표로 토큰을 발행했을 지라도, 실상 해당 토큰이 시세차익으로 주로 활용되면 이는 증권으로 판단되기 쉽다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 기준은 유틸리티 토큰이 ICO의 80% 이상을 차지해도, SEC에서는 그 대부분이 시큐리티 토큰이라고 판단한 이유다. 또한 하위테스트는 실제로 판례 마다 조금씩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만큼 여전히 해석의 여지가 많다는 한계가 있다. SEC 법인 재정 책임자인 윌리엄 힌맨은 “유가증권에 대한 판단의 핵심은 판매 방식과 구매자의 합리적 기대다”라고 설명할 정도로 그 판단 기준은 매우 유동적이라 볼 수 있다.

 

시큐리티 토큰의 장점과 단점

장점

시큐리티 토큰을 증권법에 준수한 형태로 발행 및 거래한다면, 우선 발행인은 무등록 증권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아도 되며, 법적 확실성으로 인해 SEC의 강제 조치 및 개인 토큰 구매자의 소송 등의 잠재적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 특히, 미국에서 시큐리티 토큰을 발행하고자 하는 회사는 Regulation D, Regulation S, Regulation A + Regulation Crowdfunding과 같은 규제 프레임 워크 내에서 토큰을 발행하는 것이 IPO(initial public offering)를 실시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빠르며 법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법을 준수하고 있는 시큐리티 토큰은 투자자를 위한 안전망 역시 형성해 주는데. 발행인 등록 및 정보 공개는 토큰 구매자의 권리, 보호범위, 기대 요소를 명확히 해주고, 발행인의 임무와 의무를 분명하게 하기 때문이다.

합법적인 시큐리티 토큰의 발행은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될 수 있다. 시큐리티 토큰에 유틸리티 토큰의 속성을 그대로 내제화함으로써 증권성격의 거래뿐만 아니라 서비스나 제품을 거래할 때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토큰 구매자에게 계약내용 및 토큰 용도에 대해 투명하게 밝힘으로써, 토큰 이코노미 구조 및 해당 프로젝트가 어떻게 토큰의 가치를 올릴 예정인지 등에 대해 구매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시큐리티 토큰은 24시간 거래, 낮은 거래 수수료, 소유권의 분할, 전 세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보다 효율적인 자금 조달 가능 등의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들로 인해 증권시장의 유동성은 과거보다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점

상기의 시큐리티 토큰의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ICO를 수행한 많은 단체들은 자신들이 발행한 토큰이 증권으로 분류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 이유는 시큐리티 토큰으로 분류되면 토큰이 거래되는 방법 및 토큰에 투자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제한(공인된 투자자만 투자 가능), 기업 정보 공개 등의 까다로운 규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한들은 토큰이 자유롭게 거래되면서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기를 기대했던 기업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Security token 관련 비즈니스 사례

시큐리티 토큰은 규제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보다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각광받고 있다.  따라서 이런 시큐리티 토큰을 (법테두리 망에서 벗어나지 않게)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게 지원하는 솔루션 및 플랫폼이 차차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어, 시큐리티 토큰을 표준화 시킨 ST-20 Security Token Protocol을 고안한 폴리매스(Ploymath)는 발행인의 쉽고 빠른 시큐리티 토큰 발행을 지원한다. 또한 잠재 토큰 구매자에게는 KYC인증 전문가를 매칭해 줌으로써 블록체인과 같이 오픈된 공간에서도 공인된 투자자만 증권 거래에 참가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토큰 발행인에게는 법률 전문가 및 개발자를 매칭가능하게 해줌으로써 복잡한 투자계약도 내재 가능한 토큰 설계를 돕는다. 이와 같은 서비스들은 시큐리티 토큰 거래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통금융시장과 블록체인세계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비즈니스 사례가 많으니 Your Official Guide to the Security Token Ecosystem를 참조하기 바란다.

 

결론

시큐리티 토큰을 새로운 자산의 형태로 보고 이를 위한 새로운 법을 적용해야 하는지, 아니면 기존 증권으로 분류하여 현존하는 증권법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이도 그럴 것이, 현존하는 법만으로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생산방식 및 자금조달 방식, 거래 방식 등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에 SEC에서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를 유가증권으로 판단하는지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SEC의 행보는 SEC가 분산원장기반(블록체인) 비즈니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 및 비즈니스가 우리의 삶에 더욱 깊숙이 스며들수록 앞으로는 개발자 뿐만 아니라, 법조계, 금융기관 등 다양한 기구 및 단체가 새로운 변화에 맞춰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참고 자료

ICOs delivered at least 3.5x more capital to blockchain startups than VC since 2017

[케블리]#30. Security Token, 혁신이 될 수 있을까 (feat. Utility Token)

[ICO트렌드 전수조사]③ “규제 피하자” ICO 점령한 유틸리티 토큰

8 Important Things To Know About Security Tokens / Token Regulation

Why ICOs Should Want to Be Securities

What Is the Howey Test?

“이더, 증권 아니다” 미 증권위 임원 첫 입장 표명

Your Official Guide to the Security Token Ecosystem

Securities Act of 1933 Sec2 참조